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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12월24일 내일도 안나의 집에서 너를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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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나의집 작성일21-03-03 13:20 조회2,9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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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평소보다 늦게 끝났습니다.

48명의 봉사자들과 함께 806명의 배고픈 사람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정리를 마치니 제법 늦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몸은 지쳤지만 행복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오르려던 순간이었습니다.

어느 할아버지가 짐이 가득 든 장바구니 캐리어를 끌고 내게 다가왔습니다. 할아버지는, "제가 너무 늦게 와서 먹을 게 없겠죠..? 발에 난 관절염 때문에 너무 아파서 도시락 나눠주는 시간에 맞춰 올 수가 없었어요.." "네, 도시락은 다 떨어졌습니다. 아마 빵이 좀 남아 있을 겁니다." 저는 할아버지를 밖에 둔 채 주방으로 내려와 드실만한 빵을 가지고 가서 할아버지에게 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환히 웃으며 빵을 받아드시고는 고맙다고 하시며 천천히 빵을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할아버지가 떨고 계신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실 날씨가 매우 추웠습니다. 그제야 낡은 스웨터만 입고 계시다는 것을 알아차린 저는 할아버지에게 따뜻한 외투를 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외투를 입으셨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안나의 집 담벼락에 앉아서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천천히 빵을 베어 드셨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속삭였습니다. 할아버지를 그곳에 그렇게 두고 집으로 오는데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날씨도 이렇게 추운데 고시원에라도 모시고 갔을 수도 있었을텐데... 어쩌면 따뜻한 저녁을 사드릴 수도 있었을텐데... 어쩌면 할아버지와 좀 더 같이 있어드릴 수도 있었을텐데... 어쩌면... 어쩌면...

너무나 많은 후회가 밀려와 마음이 아프고 무거워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기도실에서 그 할아버지를 위해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마음 속에서 작은 별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가 저를 찾아오신 예수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내일도 안나의 집에서 너를 기다리겠다. 기운내라.'

"네, 예수님! 지금까지 28년 동안 해왔던 것처럼 내일도 안나의 집에 찾아오는  예수님을 섬기겠습니다."